소셜 애니멀 감상평 - "관계", 완벽한 친밀함을 위하여

2020. 4. 25. 16:48

728x90
소셜 애니멀
국내도서
저자 : 데이비드 브룩스(David Brooks) / 이경식역
출판 : 흐름출판 2016.08.10
상세보기

 

나를 형상화시키는 "관계"

  사회, 인간 그리고 관계와 사랑에 대한 이 서적을 빌리기위해서도 나는 관계를 맺게 되어있었고 실제로도 그렇게 관계를 맺었다.

이러한 관계(Relation)이라는 연결띠가 없이는 우리는 무엇도 할 수 없다.

  아주 단순하게 생각해서 내가 이 서적을 빌린 것이 아니라 서점에 사러갔다고 가정하더라도 이를 진열해놓은 사람과 이를 계산해주는 사람이 없다면, 그리고 그 마주함과 지불이라는 약속된, 협의된 어느 정도 거리적 친밀의 관계가 형성되지 않으면 나는 이 서적을 구매할 수가 없다.

  이처럼 우리는 태어나 부모라는 가족적인 관계, 그 울타리를 벗어나면 학교와 친구와 교사와의 관계 형성을 할 수 밖에 없으며 그 울타리는  성장해갈수록 점점 넓어지고 멀어지게 된다. (내가 가장 충격적으로 읽었고 자주 언급하는 작가 이상의 소설 "날개"도 그 주인공의 울타리의 확장에 대한 갈망과 그 기로에 대한 논의를 빼고는 이야기할 수가 없다.)

  한참을 그렇게 확장시킨 우리들의 소셜적인 관계형성은 특정 시점을 기점으로하여 다시 특정한 교집합의 모집군으로 군락을 이루어낸다.

특정 영역, 특정 시점과 무관하지 않게 특정하지만 어느정도의 공통 분모와 성향으로 축약할 수 있는 유사 집단에서 인간은

소셜적인 애니멀(사육이라고 하기에는 인간의 지적 수준이 높기에, 육성이 된다는 측면으로 이해를)이 되어가는 것이다.

  데이비드 브룩스의 소셜 애니멀은 그런 측면에서 아기의 탄생과 성장, 사회로 이어지는 과정 속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관계를 조명하면서 아주 자세하게 상황과 심리를 3인칭으로 때로는 전지적 시점으로 그려낸다.

 

동질성의 매력

  인간은 사교 및 의사소통 기술이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 사랑을 나눈다

친숙함이 곧 신뢰로 이어지기문에 신뢰를 기저의 요소로하고 있는 사랑에 친숙함이 중요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특히 상대방을 무의식적으로 탐색하는 사람들(우리말로 하자면 썸, "싸"귀는 상태)은 상대방이 구사하는 어휘 수준에 "맞추어서" 말을 한다.

어쩌면 그것은 그 사람과의 동질성을 찾고 친숙함을 따르는 본능적 의식이 아닐까?

  사람들은 보통 자기가 사는 삶이 다른 사람들의 삶과 매우 다르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관계 형성의 과정에서 어떠한 비슷한 동질감의 형성 내지는 형상, 경험은 마치 "기적"처럼 보이게 된다.

  요크빌페이비 가네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사랑에 빠진 사람의 95%는 사랑하는 사람의 외모, 지능, 인정, 유머 감각이 평균보다 높다고 믿는데, 이것은 무의식이라는 결정(crystalizaion)이 작용하여 사랑하는 대상을 매혹적으로 반짝이는 빛으로 포장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를 반대로 해석해보자면, 사실 그 사랑하는 사람의 객관적인 상태(매혹적 포장지를 벗겨내었을때)는 평균의 상태라는 것이다. 평소보다 더 예뻐보이고 더 지적으로 보이며, 더 다정다감해보이며 재미있는 사람으로 그려진다는 우리네 말로 "콩깍지"라 할 수 있겠다.

  좀 더 비틀어 생각해보자면 이미 평균 이상의 훌륭한 사람은 "완벽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을까.

 

 

조절능력의 필요성

  나는 저자의 글귀에서 이 부분에 매우 공감하게 되었는데, 사람은 사랑을 하고자 할때 본능이 마구 솟구치게 되는데 이때 얌전하게 다스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너무 열정적이고 앞서가는 말을 하게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했지만 이를 컨트롤 했던 롭과 줄리아처럼 구애에 성공하는 사람은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멜로디와 리듬을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상대가 나를 좋아하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를 알고싶어하는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는 것에 너무도 익숙하던 나는 그 표현에만 집중했을뿐 리듬의 조절에 익숙하지 못했던 것이다.

   물론 저자는 뇌의 상태와 신체반응은 근본적으로 감정에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표현을 하고 확인하고 싶어하는 감정 상태에 이끌리는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이를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함을 깨달았다. 

 

아이와 여성과 그리고..

  안정적인 애착관계를 형성한 아이는 스트레스를 잘 극복할 줄 알며, 인생을 더 정직하게 사는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굳이 거짓말을 할 필요성을 덜 느끼기 때문이다. 거짓말을 잘 하지 못하는 (거의 하지 못하는) 나의 경우도 정직하게 사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에 반해 회피적인 애착관계를 형성한 아이는 어린시절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데, 나는 비교적 어린시절을 아주 생생하게 건별(?)로 기억하고 있기때문에 안정적인 애착관계를 형성했다는 안도감으로 읽어내려가게 되었다.

  한편 여성은 호르몬이 굽이 파도치는 시기(저서에는 생리가 시작하기 전부터)에는 여자는 인간관계에 더 스트레스를 느끼며 뇌가 더 극도로 예민해지고 남몰래 외로워하며 단절감을 느끼며 남성은 자신의 지위나 상태가 위협받을때 더 강하게 반응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마시멜로 실험

  한 실험자가 피실험자들에게 자신이 밖에 잠깐 나갔다올동안 책상위의 마시멜로를 먹지않고 참으면 돌아와서 2개를 주겠다고 하는 실험을 시행했는데 이때 15분을 참았던 학생들은 그렇지 않았던 학생들(3초밖에 기다리지못하고 먹어버린)보다 SAT점수를 210점이나 더 받았으며 30년 후에는 연봉도 더 높았다고 한다.

  단기 충동과 장기 보상사이에서 자기 통제력과 자기 규율을 가진 사람은 세상을 멀리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무의식적인 과정을 촉발시키는 습관과 전략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이 사회적인 결과물로 자연스레 이어진다는 것이다.

  어릴적 갖고 싶었던 게임기가 있었을때에도 조르지 않고 꾹꾹 속으로 참으며 말을 하지 않는 연습을 하며 그 감정을 컨트롤하기 위해 노력을 했던 경험으로 비추어볼때 나는 15분까지는 아니지만 10분 정도까지는 마시멜로(막 찾아서 먹는 음식은 아니지만)를 참지 않았을까 싶다.

 

728x90